소방안전교부세 일몰 앞두고 소방예산 축소 우려

[광주타임즈] 최현웅 기자=소방안전교부세의 소방분야 의무 배분비율 조항의 일몰 시점이 올해 말 끝남에 따라 소방관의 개인 장비와 보건, 안전지원 축소가 우려되고 있다. 

소방안전교부세 배분비율이 자율화되면 지자체의 재정여건에 따라 소방예산마저 축소될 수 있어 국민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 이에 전공노 소방본부는 13일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예고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소방안전교부세 시행 연장에 국민의 힘 이달희,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 여야 의원 모두 소방안전교부세 소방 분야 배분 비율 조항을 법률로 정하는 내용의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개정 법률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지만, 행정안전부는 시도 지자체 자율에 맡기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에 그동안 관망만 하던 지자체들도 행안부의 배분비율 자율화에 동조하고 나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행안부는 올 9월 전국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의견조회한 결과 17개 시·도 모두 올해말 일몰 동의에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의견조회때는 유지 7, 일몰 8, 미제출 1, 소방분야 50% 하향 1로 응답했었다. 행안부는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각 지자체에 배분비율 결정을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지자체들이 갑자기 일몰에 동조하게 된 배경에는 지자체장이 소방안전교부세를 임의로 조절할 수 있게 되면 본인의 입맛대로 또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서다.

소방청과 소방관계자들은 소방안전교부세 소방분야 교부비율이 폐지되면 소방사업 재정은 열악해질 것을 우려한다. 최근 3년간 시·도 소방예산 국비지원 비율은 2021년 14.9%, 2022년 12.3%, 2023년 12.4%에 그치고 있고 소방안전교부세의 유일한 재원인 담배 개별소비세 또한 2015년 1조 8297억, 2022년 1조9664억으로 거의 늘어나지 않고 있다. 

반면 소방장비와 시설 인건비는 매년 늘어나고 있어 소방은 국가직으로 전환됐는데 이에 필요한 예산은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하는 모순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이에 소방청과 소방노조 등은 급여와 장비·시설 등을 국가에서 모두 책임지는 완전한 국가직 공무원 전환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성오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광주지부장은 광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소방안전교부세 배분비율 유지는 그나마 열악한 소방관들이 안심하고 국민의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제도다. 이마저도 지켜지지 못한다면 소방관들은 무얼 믿고 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전국의 소방관들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소방안전교부세 지키기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공노 광주·전북소방본부는 13일 오후 2시 광주시청 시민소통실에서 ‘소방안전교부세 지키기’ 기자회견을 연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국회는 법안발의된 소방안전교부세 관련 지방교부세법 일부법률개정안의 조속한 처리할 것 ▲정부는 소방특별회계의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 조속히 마련할 것 ▲정부는 안정된 소방서비스 제공을 위해 소방예산의 국비 지원 비율을 확대할 것 등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안전교부세는 노후된 소방장비 교체와 보충, 인건비 등을 충당할 목적으로 2015년 도입됐다. 담배 한 갑에 개별소비세 총액의 45%가 소방안전교부세로 배분된다. 이 금액은 다시 25%는 소방공무원 인건비로 나머지 20%는 소방 안전시설 관련 추진 비용으로 나뉘게 된다.

사업비의 10% 이내로 배정하는 특수사업비를 제외한 나머지 예산 중 소방분야에 75%, 안전분야에 25%를 의무적으로 배분하도록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부칙에 비율을 정해뒀다. 2015년부터 3년 단위로 연장해오다 지난해에는 1년 단위로 일몰기간이 단축됐다. 법률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내년부터는 75%대 25%의 비율이 깨져 지자체장 임의대로 소방분야 예산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