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옥매광산 강제동원’ 아픈 역사, 지역민이 재조명

황산면 주민자치회-눙눙길 청년 마을 협업, 광주 충장로서 전시회 11월 13일까지 사운드·영상 작품 4점, 주민 참여 작품 300여 점 등

2024-10-13     /해남=김양재 기자

[해남=광주타임즈]김양재 기자=일제강점기 해남 옥매광산 강제동원 노동자들의 아픈 역사를 재조명하고 위로하는 전시회를 지역주민들이 직접 마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해남군에 따르면 황산면 주민자치회와 눙눙길 청년마을이 ‘옥매광산:별들을 생각하는 밤’을 오는 15일부터 11월 13일까지 광주시 충장로 인성빌딩 1층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지역주민들과 청년 예술인들이 협업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강제징용의 아픈 역사를 재조명하고, 전국화하기 위한 ‘해남밖 진출’을 시도한다.


전시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기록하고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 중인 옥매광산 저장창고의 보존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옥매광산 저장창고는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유적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조선대학교의 사유지로 묶여 있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받지 못하고 있다.


전시 제목인 ‘옥매광산:별들을 생각하는 밤’은 별이 된 118인의 영혼을 기억하며, 그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기 위한 예술적 오마주다.


전시에서는 사운드 및 영상 작품 4점, 설치조각 2점, 주민참여 작품 300여 점, 그리고 과거의 기록과 기억을 담은 아카이브 50여 점이 소개될 예정이다.


부대행사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40분 광주극장에서 ‘옥매광산:별들을 생각하는 밤’ 상영회가 열린다.


해남 옥동리 주민들의 인터뷰를 다룬 다큐멘터리 ‘기억돼지는 땅-해남’과 예술인 캠프 ‘아수라활활타’의 기록 영상을 상영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해남군 황산면 주민자치회 사무국장이자 눙눙길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김지영씨는 “잊혀 가는 지역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예술을 통해 재조명하고, 과거의 아픔을 넘어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며 “많은 분들이 전시장을 찾아 작품과 이야기를 통해 그 의미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옥매광산 광부수몰사건은 해방 직후인 1945년 8월 20일 새벽 완도 청산도 앞 해상에서 원인을 알수 없는 화재로 선박이 침몰해 118명이 숨진 사건이다.


황산면과 문내면 등의 출신으로 옥매광산 광부들인 이들은 1945년 3월 하순께 일본 경찰과 헌병에 의해 강제로 배에 태워져 제주도로 끌려갔다.


이들은 제주도 서귀포 등지에서 군사시설인 굴을 파거나 진지작업 등에 동원됐다가 8월15일 해방이 되자 어렵게 배를 구해 고향으로 돌아오던 중 변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