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에서 맞는 추석,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몰라요!”
10년 전 온가족 함게 정착했지만 아직 국적은 러시아 7000여 고려인 마을 정착 동포 99%, 韓국적 취득못해
[광주타임즈]최현웅 기자=“부모님의 땅 한국에 와서 이렇게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어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지 모르겠어요.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한국 국적을 획득하고 싶어요”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다는 김율리아나(70)씨는 고국 땅에서 맞이하는 추석 명절이 감격스럽기만 하다.
김율리아나 씨는 10여 년 전에도 크림반도 러시아에서 한국계 고려인 남편을 만나 고려인 정착촌에 같이 살면서도 늘 부모님이 살던 곳인 한국에 가고 싶었다. 그러다 마침 기회가 닿아 10여 년 전 가족이 모두 함께 러시아를 떠나 지금의 고려인마을(광산구 월곡동)에 정착해 살게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국적을 획득하지 못해 재외동포 비자만 지닌 채 갱신 기간만 되면 러시아로 갔다가 다시 재외동포 비자를 발급받아 돌아오곤 하는 떠돌이 생활을 해야만 한다. 고려인 마을에는 이렇듯 수십 년 이상을 한국에 살며 한국말을 하며 한국 생활하지만,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고려인이 7000여 명이나 된다. 김율리아나 씨의 소원도 하루빨리 한국 국적을 취득해 한국인으로서 편안하고 안정적인 한국생활을 누리고 싶다고 말한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우리 때만 해도 귀화시험이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요즘엔 한국인조차도 모르는 역사시험까지 치러야 하니 한국국적을 취득하기 쉽지않다”고 말한다.
12일 광주 고려인마을 노인돌봄센터에서는 추석을 맞아 고려인 동포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 추석한마당 잔치’가 펼쳐졌다.
이날 행사는 전통노래부르기, 한복입어보기, 종이로 한복 접기, 전통놀이 체험 등의 추석맞이 행사와 음식 나누기 행사가 펼쳐졌다. 행사를 마치고 참여 가족들은 각 가정에서 장만한 각종 반찬과 떡 등을 다 함께 나눠 먹기도 했다.
고려인마을은 광주 이주 고려인동포들에게 추석을 맞아 전통 세시의 의미를 되새기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가고 있는 고려인마을의 민족적 가치를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자 기획했으며 민족고유 음식과 더불어 고려인동포들이 전승해 온 고려인 전통음식을 함께 만들어 나누는 음식 나눔 행사와 지역사회가 후원하고 마을이 준비한 추석 선물 나눔 등 다채로운 행사로 다채롭게 기획했다고 밝혔다.
또 가족 내 민족 고유의 전통문화 계승을 통한 한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했다고 말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추석은 한민족의 후손으로서 정체성 회복에 매우 중요한 명절이기에 큰 관심을 갖고 매년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행사를 위해 큰 관심을 갖고 소중한 선물을 후원해 주신 지역사회와 자원봉사자 여러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