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한국 20대 대통령인가, 일제 10대 총독인가!

2024-08-19     광주타임즈

 

[광주타임즈=발행인 칼럼]백형모 광주타임즈 대표·발행인=기억이 흐릿하지만 70년대 초, 초저녁 이불 속에서 ‘일제 36년사’ 라디오드라마를 듣고 “이런 나쁜 일본놈들”하고 주먹을 불끈 쥐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10살 전후였으니 그때 무엇을 얼마나 알았겠는가만은 성우의 우렁찬 목소리로 시작되는 그 드라마는 독립운동가들의 죽음을 불사한 저항운동과 일제의 잔인함을 어린이의 뇌리에 콱 박히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지난한 세월이 흐른 2024년, 광복 79주년을 맞아 또다시 울분이 가슴을 메인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인 KBS는 광복일인 8월 15일 새벽 0시에 오페라를 방영하면서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과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선정적으로 선보였다. 요즘 TV는 초대형인데다 발전하는 기술 때문에 오죽이나 선명하게 잘 나오는가. 화려한 무대조명과 배경과 오디오 성능 등은 마치 일본 자국방송으로 오인케 할 정도였다. 

방영된 오페라는 푸치니의 ‘나비부인’으로 원작처럼 일본 나가시키를 배경으로 하고 이곳에 주둔 중인 미군과 15살 게이샤(일본 기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공연은 지난 6월 예술의 전당에서 했던 공연을 KBS가 녹화한 것으로 7월 말 방송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BS의 광복절 일제편향 방송은 아무리 변명해도 용서할 수 없는 공영방송의 한심한 작태다.

광복절 새벽 0시에 강토 침략 원흉인 일제를 미화하는 오페라를 방영하다니 오호통재라!

광복 이후 어느 시대, 어느 정권에서도 이같이 패륜적 방송을 한 역사가 없거늘. KBS 박민 사장과 임직원들은 한국인이 아니고 친일의 피가 흐르는 일제 후예들인가? 이들을 임명하고 성원하는 윤석열은 이 나라 20대 대통령인가 제10대 일제 총독인가? 윤석열은 애국지사들의 통곡이 두렵지 않는가?

그렇잖아도 살기 팍팍한 세상인데 정신적 스트레스라도 안 받고 살 수 없을까 고민하던 국민들은 급기야 8·15 광복절 행사에서 완전히 두 조각으로 나뉘었다. 정부가 주도하고 대통령이 참석하는 광복절 행사에 주인공인 광복회와 야당이 정면으로 참석을 거부했다. 이런 불상사는 광복 이후 처음이다. 주된 원인은 친일 인사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문제다. 이 자리는 독립운동과 그 정신을 대변하는 상징적 자리다. 

김형석의 부적절한 언행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수 있다. 그는 일제강점기를 “국가의 3요소인 국토, 국민 주권이 상실된 시기였다. 때문에 당시 (한국인의) 국적은 일본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애국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헌신해야할 자리인 독립기념관장의 역사 인식에 전혀 맞지 않는 친일주의 인사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람을 독립기념관장으로 앉힌 대통령의 아전인수격 행동은 일반인의 상식과 평상심을 넘어섰다.

대통령실은 광복절 행사 파행에 대해 “광복회 하나쯤 참석하지 않았다고해서 일각에서 말하는 반쪽짜리 행사라는 표현은 잘못 된 것,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가 공식행사”라고 잘라 말했다. 한마디로 정부 요직에는 오직 대통령의 의중만 있고 역사 인식은 없었다. 그들은 왜 이렇게 역사를 몰고 가고 있을까? 왜 친일로 회귀하려는 것일까?

단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비서실장인 정진석의 핏줄을 살펴보자. 정진석의 조부 정인각은 총독부가 임명한 면장으로서 일제 군용물자 조달에 앞장서고 일제 충성을 독려했으며 부친 정석모는 그 후광으로 해방 이후 충남도지사와 국회의원, 내무부장관을 역임했던 사람이다. 정진석은 또 국회의원 시절에 친일청산법에 반대했던 주범이었다. 이런 자들이 대통령 밑에서 정책을 주도하고 있으니 어찌 나라가 친일주의로 흐르지 않겠는가?

윤석열 정부 곳곳에서 나타나는 친일 행적은 막가파급이다.

1945년 건국절 주장을 비롯해 이승만 대통령 우상화,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상 철거 논란, 어정쩡한 독도 입장, 사도광산의 강제성 양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임명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러한 과정은 1919년 상해임시정부로부터 이어져온 독립정신과 항일 투쟁을 무시하고 그들의 친일 행각을 정당화하려는 술수나 다름없다. 

김낙년 원장은 ‘강점기시절 일제가 식량을 강제로 수탈한 것이 아니라 수출한 것이다. 위안부는 강제성이라기보다 돈을 벌기 위한 매춘이다.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언급한 ‘반일 종족주의’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이책에서는 ‘한국이 과거 역사에서 가장 많은 과오와 만행을 저지른 중국을 놔두고 일본만 원수로 생각하는 것인 민족주의가 아니라 샤머니즘이 깔린 종족주의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자들이 우리 역사연구의 중책을 맡고 있다니 할 말이 없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정부와 별도로 열린 경축식 기념사에서 “망령처럼 되살아나는 친일사관을 뿌리 뽑아야한다.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 긴 역사 속에서 역사는 권력의 편이 아니라 정의의 편이었다”고 말했다.

윤석열은 국민의 함성을 잘 새겨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945년 패망과 함께 물러가면서 언젠가 다시 온다던 조선총독부 9대 아베노부유키 총독의 후임이란 멍애를 쓸 것이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