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향定香
2023-09-03 광주타임즈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
바람은 성글 성글 나뭇잎을 졸라대고
시냇물은 돌부리에 채면서 곧잘 흐르고
들풀은 보란 듯이 자랄 대로 자라 무성하네
주인은 밭풀을 골라서 뽑을 대로 뽑고
채소 다발 고를 대로 골라 묶어 놓으니
장사꾼은 이것저것 불평 없이 싣고 있네
이 모두가 자기 맡은바 몫을 다함이니
항상 발밑을 잘 살펴 잘 챙기는 일
좋고 나쁨 없이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보네
그 한 모습이 안정되고 흐트러짐 없어
그 향기 또한 온몸에 그윽하니
이 세상도 이 정향定香으로 씻어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