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사람들
[광주타임즈]박상주 주필=가난에 찌들려서 극심한 고생을 하거나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 부모나 가족을 잃은 고아들.
불의에 재난으로 하루아침에 거리의 신세가된 사람을 우리는 흔히들 불쌍하다고 하지요.
그런데 요사이 무엇이 없고 부족해서가 아니라 도리어 너무 많고 크고 지나쳐서, 괴롭고 불쌍한 사람들이 많다고들 한다.
남보다 더 많이 배우고 더 잘 살고 권세가 당당하고 명예가 높은 사람, 썩 잘난 사람들이 무서운 병에 걸려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지금 정신과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 추세라 한다.
이들은 거의 속병을 앓는 사람들이다.
우울증, 공포증, 의부의처증, 과대망상증, 불신증, 신경성과민증등 정신적 발작으로 물리적 치료나 약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환상적 노이로제 환자들이요, 정신병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병세는 일정치가 않을 것이고 기분 여건에 따라 자주 변할 것이다.
어느 정신 질환자 치고 제 스스로 환자라 말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자기도 모르는 그 무서운 병에 걸렸으며 그 병명은 무엇이고 그 치료의 방법은 무엇일까.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엔 돈만이 또 권세만이 행복의 첩경이요, 절대적 가치인 것으로 믿게 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러한 결과로 해서 사람들은 그것만을, 오직 그것 만을 위해서 살아야 하고 살게 됐다. 그것이 있어야 대접을 받고 그것이 있어야 힘이 있고 맘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이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닐것이다.
또한 그들은 그것을 위해 그것들을 얻고 지키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다할 수 있고 다해야 하는 것이다. 도리어 그렇지 않는 사람,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이 못난 사람, 무능한 사람으로 취급받게 됐다. 그렇다고 재물과 권세가 다 나쁘단 말은 아니다. 제대로 벌어서 쓰고 정당한 길로 바르게 행사하면 누가 그들을 탓할 것인가. 돈병과 권세병에 걸려선 안 된다. 이는 모든 것이 모든 일이 과하면 탈이 나기 때문이다.
영약도 지나치면 독이되고 꿀도 많이 먹으면 토하기 마련이다. 본래 돈과 벼슬은 사람이 사람을 위해서 만든 제도요, 방법일 뿐이다. 어찌 인간들이 제 스스로 만들어 놓은 제도와 도구의 노예로, 종으로 살아야만 하는가. 사람이 주인으로 인간들이 주인으로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
저 영하의 돌 덩어리, 먼지만 쌓인 무인 공산 달나라에 황금의 지폐, 큰 감투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요. 행복이란 무엇인가.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 받고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허세의 노예보다는 진실의 벗으로 사는 것이 영원한 행복의 길이 아닐런지..
오늘의 나는, 우리는 정신병 환자인가, 아닌가. 불쌍한 사람인가, 아닌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