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권 놓고 물밑 경쟁 치열
5월 원내대표 경선·8월 전당대회 유력 지방선거 성과가 '당권 가늠자'
2014-02-01 광주타임즈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당내 역학구도 변화, 지방선거 후 이어지게 될 재·보궐 선거에서의 공천권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당내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5월15일 만료된다. 당 내에서는 이 시기에 맞춰 우선적으로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6월 지방선거 이후인 8월에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치르는 '권력이양 시간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방선거 이전에 '조기 전대'를 치를 경우 차기 지도부가 들어서자 마자 선거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으며, 당내 권력 경쟁으로 선거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따라서 현 지도부 책임 하에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 지방선거를 치르고, 원내대표 경선은 조기에 치러 지방선거 이후 8월까지의 지도부 공백 기간을 책임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도 이 같은 시간표에 힘을 싣고 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8월30일에 전당대회를 하는 것으로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해나가고 있다"며 "5월에 선대위를 발족하고 6·4 지방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이후에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7·30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황우여 대표도 "당의 전반적 흐름이 조기 전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며 당내 기류가 홍 사무총장의 설명과 대체적으로 비슷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또 다른 당 고위 관계자는 "선대위가 책임을 지고 지방선거를 치른다면 원내대표 경선은 5월에 치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5월 원내대표 경선·8월 전대가 현실화 될 경우 차기 원내대표는 8월 지도부 선출 전까지 비대위원장 역할을 맡아 7월 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아울러 8월 전대 경선 관리도 책임진다. 조기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계파 간 치열한 물밑 경쟁이 예상되는 이유다.
당 내에서는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친박계 유승민·유기준·이완구 의원과 범친박계 이주영 의원, 비박계 쇄신파 남경필 의원 등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당 대표 후보로는 서청원, 김무성, 이인제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현재 '서청원 대 김무성'의 양자구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내 민주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김 의원은 당내 의원모임을 주도하고 '강연 정치'를 이어가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간 당권 도전설에 대해 말을 아껴온 서 의원은 최근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대권에 나올 사람은 당권에 나오면 안 된다"고 말해 사실상 김 의원을 겨냥하며 당권 도전 의지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도 서 의원이 사실상 의지를 굳혔다는 말이 나오면서 조만간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두 사람은 모두 당내에서 두터운 입지를 자랑하고 있어 사실상 이번 지방선거가 이들의 경쟁을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관리형인 서 의원에게, 패배하거나 결과가 시원치 않으면 당내 주류 세력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김 의원에게 힘이 쏠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당은 서청원·이인제·김무성 등 당내 유력 주자들에게 지방선거 구도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길 것으로 알려져 지역 선거에 대한 기여도도 향후 당권 경쟁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힌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재·보궐 선거를 통한 '국회복귀'에 집중할 것이라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 홍문종 사무총장과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전대출마를 통해 최고위원 입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