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문화재단 '독립성 확보' 마찰

市, 문화재단 조직개편안 '얼토당토' 일축 재단 "자율운영 역량충분…독립성 인정해야"

2013-02-13     광주타임즈
광주문화재단이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독립성 확보'를 내세워 광주시와 마찰을 빚고 있다.

문화재단은 자율적 운영에 따른 독립성 확보를 주장하고 있지만 매년 거액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광주시는 한 마디로 '얼토당토' 않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13일 광주문화재단에 따르면 최근 재단은 예산 업무를 총괄했던 경영지원실을 폐지하고 문화정책실과 통합하는 조직 개편안을 광주시에 제출했다.

그동안은 광주시에서 파견된 공무원 2명이 경영지원실에서 예산과 회계 업무를 맡아 왔다.

문화재단은 경영지원실과 문화정책실이 통합하는 기획경영실장에 재단 내 인사를 임명해 예산과 회계 업무를 독자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광주시 파견 공무원은 교류협력실에 배치해 시와 의회 등과의 소통 업무를 담당케 할 계획이다.

박선정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그동안 시 공무원의 결재를 받다 보니 의사결정이 더디고 재단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이 떨어진 면이 있다"며 "재단이 출범한 지 올해로 3년이 되는 만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주시는 매년 공적 자금을 지원 받는 문화재단이 독립하겠다는 것은 시의 지도감독을 받지 않겠다는 발상이라는 입장이다.

매년 시로부터 30억원 가량의 운영비를 지원받는 문화재단이 기금 운용과 예산 관리를 모두 맡는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박광석 광주시 문화예술진흥과장은 "재단이 계약과 지출 등 회계 업무는 맡을 수 있지만 예산 배정이나 기금 관리까지 담당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시가 출연한 산하 기관의 자율성은 인정하지만 독립성을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과장은 "재단이 시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는 자체 예산을 확보했을 때나 가능하다"며 "공적 자금이 투입된 재단에 대한 시의 지도감독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문화재단의 조직 개편안을 재조정한 뒤 조만간 회신할 방침이다.

한편 문화재단은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문화정책 연구팀'과 문화복지 확대를 위한 '문화나눔팀' 신설도 이번 조직개편안에 포함시켰다.
/김용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