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금고털이 여파?…여수승진 NO

승진심사 대상자 '0'…경찰 '사기저하'

2013-01-27     광주타임즈
지난해 말 전남 여수시 삼일동우체국금고털이 사건의 경찰관 주도 여파가 결국 여수경찰서 경찰관들이 승진까지 가로 막았다.

25일 여수경찰서 경찰관 등에 따르면 올해 승진심사 대상자가 목포서 5명, 순천서 3명인 가운데 여수서는 '0'명이다.

여수경찰서 생긴 이래 승진심사 대상이 전무한 것은 올해 처음 있는 일로 승진을 목전에 둔 경찰관들은 허탈감에 말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승진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다가 올해 승진 기회를 엿보던 경찰관들도 승진서열이 뒤로 밀리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들은 지난해 말 여수금고털이 사건의 경찰 개입이 전국적인 파장을 일으키며 동료 경찰관들마저 충격을 받았으며 이 때문에 본보기식으로 승진심사대상에서 전원 제외시킨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또 김재병 서장의 대기 발령 등 경찰관의 직무특성상 연대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승진 및 포상은 애당초 기대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승진을 기대했던 직원 A씨는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현장을 살피고 밤새워 범죄수사 하는 등 치안유지와 범인 검거에 대부분 경찰이 주력했는데, 비리 경찰이 적발 되면서 열심히 하던 직원들의 의욕이 상실되고 급기야 2년간 준비했던 승진기회마저 놓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A씨는 "대부분 경찰은 직무상 도리를 중시 여기는데 몇 명의 경찰이 그렇지 못해 전체가 비리집단화 되버린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빨리 이 악몽이 사라지고 예전처럼 활기차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간부는 "승진대상자들은 당연히 불만이 많은 것"이라며"직원이 잘못할 경우 경찰과 군대에만 있는 연대책임 문화로 상대적 피해를 받게 된 것으로 생각되면서 모두들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법을 집행하기 때문에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며 좀 더 성숙하고 국민을 위한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선 개인의 아픔을 감수하자는 자정의 노력도 없진 않다"고 말했다.

앞서 여수경찰서 경찰관들 가운데 근무연수 15년 이상은 타 경찰서와 순환근무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타지로 떠나야 하는 100여 명의 경찰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10년~12년 이상 타지 배치를 강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소식까지 나오면서 해당 경찰관들은 안절부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