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청와대’로 구태 탈피해야

2013-01-22     광주타임즈
새롭게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2실 9수석비서관 체제로 개편되어 이른바 ‘큰 정부-작은 청와대’ 구조로 확정됐다.
이명박 정부는 2실·9수석·6기획관 체제였다. 국가안보실과 국정기획·미래전략수석실을 새로 만들었다. 이번에 정책실장은 폐지됐다. 기획관제도도 없앴다. 대통령실도 비서실로 명칭을 바꿨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도 신설했다. 이처럼 조직을 다소 축소하면서 내각에 힘을 실어줬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장관 책임제'를 정착시키겠다는 의도다. 국무위원에게 정책 수립,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대신 비서실은 대통령이 국정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보좌에 충실하겠다는 설명이다.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청와대 개편안을 발표했다. 슬림화·간결화가 목표다. 김 위원장은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줄이고 행정부처와 청와대 조직이 본연의 업무를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청와대 조직 체제를 일원화하고 비서실 기능을 통합하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비서실 조직의 간결화, 대통령 국정어젠다의 총역량 강화, 국가전략기능 강화 등 3개 원칙이 적용됐다. 앞서 정부조직이 17부3처17청으로 확대개편됐다면 새 청와대는 '작은 청와대' 구조로 재편된 것이다. 박 당선인이 추구하는 국정철학과 메시지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는 그때 그때 직제를 개편했다. 15대 김대중 정부는 문민정부 말 1실장·1정치특보·11개 수석 체제를 1실장·6수석 체제로 축소했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 구현'에 맞춘 것이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 조직을 30% 축소했었다. 하지만 국민의 정부도 임기 말에는 1실장·2특보·9수석 형태로 커졌다. 이명박 정부도 다르지 않다. 초기에는 1실장·8수석·1기획관 체제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현재의 2실장·9수석·6기획관으로 몸집이 불어났다.
측근들을 챙기려는 계산도 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기구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 새 정부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작은 청와대, 박 당선인은 우리 사회에서 타파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듯하다. 시작은 작지만 다시 몸집을 불리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만큼 끝까지 지켜나가길 바란다. 더불어 후속 인선도 중요하다.
철저하게 여론을 수렴하면서도 대통령이 꼭 알아야 할 사안이라면 비판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제, 슬림해진 청와대가 맞물려 박 당선인의 정부의 성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