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영대회 광주 유치' 공문서 위조 논란

2013-07-20     광주타임즈
[광주 = 광주타임즈] 김민성 기자 = 광주시가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에 성공했지만 대회유치 과정에서 불거진 공문서 위조 논란에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미 강운태 광주시장에 대해 검찰고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대회 유치에 성공하고도 `공문서 위조 논란'이라는 오점을 남기면서 향후 검찰고발에 이은 검찰수사 등의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FINA(국제수영연맹) 훌리오 마글리오네 회장은 19일 오후 12시30분(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기장(Palau Saint Jordi) 내 메인프레스 컨퍼런스룸에서 광주시가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지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 날 FINA 총회에서는 집행위원 투표없이 2019년 대회는 광주시, 2021년 대회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선정했다.

광주시는 앞으로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의 경험과 국제 경기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역대 최고의 대회로 개최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지난해 10월 FINA에 수영선수권대회 유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정부의 재정지원 보증 서류에 김황식 전 총리와 최광식 전 문체부 장관의 사인을 위조한 혐의를 받아 오점을 남겼다.

정부와 문체부는 지난 4월 FINA의 현장 실사 과정 중 위조 사실을 확인했고 이후 광주시는 즉각 위조 서류를 파기하고 일부 내용을 수정해 FINA에 최종 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시 강운태 광주시장에 대한 검찰 고발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대회 유치전이 한창이었던 상황이어서 고발시점은 개최지 확정 이후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의 기조를 바꿔 대회 개최결정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고발방침을 공론화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석연치 않은 대목이지만, 그동안 쉬쉬했던 정부가 돌연 개최지 결정 직전에 입장을 돌변한 이유가 뭔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이번 공문서 위조 사건에 대한 검찰고발에 이은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체부는 이미 우리나라 수영발전이나 스포츠 발전을 위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유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위조부분은 분리해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문체부는 광주 유치단이 귀국하는대로 강 시장에 대한 검찰 고발이 예상되며 피고발자인 강 시장은 물론, 대회 유치 실무진 등에 대한 줄소환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대해 강 시장은 스페인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에서 검찰 수사를 얘기하는데 필요하다면 수사를 받겠다"며 "그동안 총리실 공직기강 파트와 문화부에서 공식적으로 조사를 했지만 모두 실무진의 실수로 판명된 것을 이제와서 문제삼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시도 '정부문서 조작 시비에 대한 광주시 입장'을 통해 지난 4월2일 유치신청서 초안 파일을 세계수영연맹에 제출하면서 김황식 전 총리, 최광식 전 장관의 정부보증 내용을 첨부했고 그 내용은 정부가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실무자가 추가 가필한 내용이 제출됐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이어 "총리실로부터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되자 정부에 사과한뒤 4월27일 중간본과 6월17일 최종본에는 원본대로 제출할 것을 약속하고 이행했다"면서 "이같은 상황인데도 마치 최종 제안서에 총리 사인 자체를 위조하거나 공문서를 조작한 것처럼 뒤늦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정부를 대표하는 문화부의 책무를 스스로 망각한 처사로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또 이번 공문서 위조 사건에 대해 정부의 강경기류가 지방자치단체에서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는 국제행사 유치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가 국제대회를 위해 필요한 국비 확보 등에 난항이 예상된다. 광주시가 대회 유치는 성공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국제대회에 대해서는 국비 지원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 성공적 대회 개최를 위한 예산 확보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와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광주로 유치된 만큼 앞으로 대회지원 관련 법제정 및 재정지원, 선수촌 마련, 경기장 시설 확충 등 철저한 준비를 통해 최고의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향후 이번 유치의향서 위조 논란에 대해 FINA가 어떤 조치를 내릴지가 관심이다.

광주시의 입장은 단호하다. 유치 자격논란 등 FINA의 후속 조치는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강 시장은 이 날 " FINA에 제출한 서류는 법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 FINA측도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