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청소년 범죄가 주로 단순 절도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살인이나 강간, 강도, 방화 등 흉악 범죄까지 넘나들고 있다. 10대 청소년 범죄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들 정도로 범행 수법도 잔인해지고 있다.
게다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자신의 행위에 무감각해지고 있어 '범죄의 늪'에 빠진 청소년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일부 10대들의 범죄에 비춰볼 때 이제는 '겁 없는 10대'가 아닌 '잔인한 10대'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다.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흉포화하면서 청소년 범죄자 검거와 관리에 사회적 비용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 10대 청소년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평소에 알고 지낸 10대 여학생을 모텔에서 성폭행하려다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자신의 집 장롱에 보관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또래 여자 친구가 험담을 한다는 이유로 10대들이 집단 폭행한 뒤 인근 공원에 암매장하는 섬뜩한 범죄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10대 남녀가 흉기를 마구 휘둘러 대학생을 살해한 이른바 '창천동 대학생 살인 사건' 등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10대 청소년 4대 강력범죄(살인·강도·강간·방화)자 중 청소년은 ▲2007년 2113명 ▲2008년 2322명 ▲2009년 2786명 ▲2010년 3428명 ▲2011년 3205명으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강력범죄 증감 현황을 보면 강간범은 2008년 464명에서 2010년 2029명으로 2년 사이에 337%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살인범도 19명에서 23명으로 21% 증가했다.
최근 5년간 10대 청소년 범죄 재범율을 살펴보면 ▲2007년 3만3687명(29.1%) ▲2008년 3만1771명(25.8%) ▲2009년 3만8207명(32.4%) ▲2010년 3만3638명(35.5%) ▲2011년 3만1956명(36.9%)으로 2007년 이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흉악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의 3분의 1은 이미 한 번 이상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문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부족한 상황에서 흉악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교육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청소년들의 범죄가 갈수록 흉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10대들의 범죄가 날로 집단화 흉포화 되고 있는데도 범행을 저지른 10대 청소년들은 별다른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정과 일선 학교에서 청소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등 근본적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이들이 폭력적이고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원인 중 하나는 영화나 TV, 뉴스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를 통해 폭력적이고 잔인한 사건을 많이 접해 민감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이어 "가장 주요한 해결책은 교육"이라며 "우리 사회 전체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어 교육을 통해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낼 수 있는 교육여건을 갖춰야 10대들의 잔인한 강력 범죄를 차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