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수업·야자 자율화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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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수업·야자 자율화의 ‘두 얼굴’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12.2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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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편성고사도 없는데…학력 격차 해소 부담 커”
“면학 분위기 흐트러져” 사교육·독서실행 우려
“교육선택권↑·교사 피로도↓” 반기는 의견도
[광주=광주타임즈]박선옥 기자="반 편성고사도 없어 학급별 성적 편차도 우려되는데, 보충수업에 야자(야간자율학습)까지 자율화되면 1학년 담임은 말 그대로 '운 뽑기'죠."

"학생, 학부모에게는 교육의 선택권이, 교사에게는 저녁이 있는 삶이 보장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됩니다."

광주시 교육청이 내년부터 '강제 8·9교시'와 '억지 공부'를 없애기 위해 모든 고등학교에서 방과후 보충수업과 야자를 완전 자율화하기로 발표하면서 교단에서 긴 탄식과 안도의 한숨의 교차하고 있다.

시 교육청이 20일 발표한 '일반고 진로진학교육 혁신 방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단연 방과후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학습 완전선택제.

정규 수업(7교시, 오후 4시30분 안팎)을 마친 뒤 주당 10시간 안에서 획일적으로 실시해온 8·9교시 보충수업과 오후 6시 이후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야자를 완전자율화해 반(半) 강제 관행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설문 결과, 분위기나 교사, 학부모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공부한다'는 35% 안팎의 학생들을 '구제(?)'하고 본인 희망에 따라 참여한다는 학생 비율이 60% 내외여서 완전 자율제로 돌리더라도 "큰 흔들림은 없을 것"이라는 게 교육청의 판단이다.

학생,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보장하고, 면학 분위기에 쫓긴 '억지 공부'를 줄이고 교사의 피로도를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대도시로는 처음으로 도입됐다. 예체능 학생들의 자유로운 실기 수업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일단 정규 수업 후, 보충수업 전후, 야자 전후로 학생 이동이 잦아지면서 교실 면학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고, 학습 집중도가 떨어져 과외나 학원, 사설 독서실을 찾는 학생들이 늘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 교육청 일괄 출제에 이어 수년 전부터 학교 자체 출제로 이뤄져온 고교 신입생 반 편성 고사가 내년부터 전면 금지되면서 고1 학급별 성적 불균형과 우수 학생 쏠림 현상도 우려되는 마당에 보충수업까지 축소되면 학습 지도에 크고 작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 모 여고 교사는 "공, 사립 중학교의 성적 격차가 엄존하고, 고1 반 배치 시 반 편성 고사와 중학교 내신 비율을 7대 3, 심할 경우 9대 1까지 반영해왔는데 시험이 없어지면 학급별 학력이 들쭉날쭉할 수 있다"며 "여기에 보충수업까지 자율화되면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제 고 1 담임은 복불복, 운 뽑기"라며 "2학년 때 반 조정을 할 순 있지만 1학년 혼선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행정 페널티를 감수하고라도 약식 평가시험이라도 봐야 할 지 고민"이라는 학교도 있다.

교육청 역시 "우려하지 않은 건 아니다"면서도 판단은 달리 한다. "반 편성 고사 폐지에 따른 부작용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선행학습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고, 한 달에 수 백만원씩 드는 기숙형 학원의 성행도 진정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시 교육청은 최근 광주 지역 67개 고교에 공문을 보내 내년부터 반 편성 고사를 치르지 말 것을 거듭 지시했다. 내년 고1 신입생은 1만8632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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