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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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은 그만
  • 광주타임즈
  • 승인 2025.01.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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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광타춘추]박상주 주필=이틀 후면 사실상 설 연휴가 시작된다.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국난과 경기 침체 속에서도 1년 중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많은 사람은 설렘과 기대를 안고 있다. 

설은 해가 바뀌면서 상서롭고 복된 한 해가 되기를 빌고 조상이나 어른을 추앙 공경하며 친지, 이웃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행사나 놀이를 진행하며 즐긴다는 뜻이 있다. 이날은 경건한 마음으로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정리하며 근신해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릴 적 철없이 뛰놀던 낭만, 설빔을 마련해 놓고 설날 아침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추억, 마을 어귀에서 자식들을 기다리셨던 부모님, 설날 아침에는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고, 성묘(省墓)하고, 부모, 일가친척, 이웃 어른들에게 세배하고 세뱃돈을 받던 기억과 함께 떠오르는 부모님까지.

하지만 세월 따라 설날 풍습도 많이 바뀌었다. 지난 시절 설날이면 젊은이들은 물론 어린아이들까지 모두 온 동네 집집마다 어른들을 찾아 일일이 세배를 올리고 덕담을 들으며 떡국을 먹곤 하던 일이 이제는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참으로 아쉬운 것은 조상에 대한 효 사상은 물론 웃어른에 대한 경로사상, 이웃사랑이 예전보다 많이 퇴색했다는 점이다.

올해 설 연휴는 주말과 임시공휴일과 설 공휴일이 이어지는 가운데, 작년보다 길어진 설 연휴를 활용해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전년 설 대비 73.15%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는 뜻깊은 명절을 맞고도 함께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 남들이 모두 고향을 향해 달려가건만 그렇지 못한 이들, 그들은 명절이면 오히려 더 외롭고 쓸쓸하기 마련이다.

가야 할 고향은 있으나 가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이 그렇고 경제 사정이 어려워 귀성을 포기한 이들 또한 그렇다. 의지할 데 없는 노인들이 그렇고 보호시설의 부모 없는 어린이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생활보호 대상인 극빈층의 설날은 또 어떻겠는가. 회사가 어려워 밀린 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 이역만리 해외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 또한 가족이 그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북의 긴장 속에 국토방위를 위해 설한풍 몰아치는 혹한의 전방 고지에서, 해안초소에서 밤을 지키는 군 장병들, 그리고 국민의 안녕질서를 위해 고생하는 경찰관, 소방관들, 또 음지에서 근무하는 많은 공직자가 모두 그러할 것이다. 이들에게 설날은 오히려 더 힘든 날이 될 수밖에 없다. 

설을 앞두고 식탁 물가가 치솟고 있는 데다 지난해 연말 내란 사태에서 비롯된 국정 공백, 현직 대통령 구속, 무안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얼어붙은 소비시장은 설 이후에도 더 움츠러들 것으로 전망되어 서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민생은 어려운데 정쟁에만 골몰해 있는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정쟁을 멈추고 설 민심을 제대로 듣고, 이해하고 실천해 국민의 뜻이 반영된 정책을 펼치고 민생 부분을 챙겨 정치적,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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