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등과 논의해 내년 상반기 ‘습지보전법 시행령’ 개정 목표
[광주타임즈]박주영 기자=전남도가 습지보호구역에 해저송전선로 설치만 가능토록 한 ‘습지보전법 시행령’이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에 큰 장애물로 작용함에 따라 가공선로 시공이 가능토록 하는 시행령 개정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18일 도청에서 시군, 한전, 환경단체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습지보전법 시행령 개정 추진을 위한 ‘단거리 갯벌 구간 내 가공선로 횡단 시 환경영향 검토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에선 ▲습지보호구역 내 해저케이블 설치 시 환경영향 및 사고 위험성 조사 ▲해저케이블 생태계 영향 ▲환경영향 최소화를 위한 제언 등에 대한 용역 결과 발표 후 이에 대한 질의응답과 논의가 이어졌다.
지난해 5월 전남도는 환경단체를 초청해 해저 송전선로의 경우 공사 기간이 길고 비용도 많이 소요되며, 섬과 섬 사이가 짧은 거리는 오히려 매설 과정에서 갯벌생태계의 훼손이 심하다는 점을 설명해 공감을 얻었다. 이번 용역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행 습지보전법 시행령상 습지보호지역은 해저 송전선로만 설치할 수 있게 제한돼 있어, 신안 1단계 해상풍력 발전단지 가동 시기에 맞춘 전력계통 구축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남도는 가공(架空)선로도 설치 가능토록 법령 개정을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 연구용역을 토대로 시행령 개정과 지침을 마련토록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올해 5월 용역을 착수했다.
해저 송전선로 설치는 갯벌생태계에 물리적·생물학적 교란을 야기하고 생태계 회복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해저케이블 시공을 위해 넓은 면적의 갯벌을 파야 하는데, 높이 1m 이상 넓이 1.62㎢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의 갯벌이 손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심이 얕고 암초가 많은 해저 송전선로 설치 예정 구간은 선박 사고 위험이 크다.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해저 송전선로보다 가공선로가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신안 갯벌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자연유산 지위 보존을 위해 습지보호구역 내 송전선로 관리 조례 제정을 통해 송전선로 관리협의회를 구성해 사후 모니터링과 생태계 영향저감 방안을 마련하는 등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제언을 마지막으로 용역 발표를 마쳤다.
전남도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해수부, 환경부, 국가유산청 등 관계기관과 논의해 2025년 상반기까지 시행령을 개정한다는 목표다.
강상구 전남도 에너지산업국장은 “용역을 통해 해상풍력 발전단지 적기 조성에 발목을 잡았던 습지보전법 시행령 개정에 한 발짝 다가갔다”며 “앞으로 해상풍력 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가면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란 희망을 갖고 중단없는 전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