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을 찾은 톱날꽃게에 대한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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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을 찾은 톱날꽃게에 대한 단상(斷想)
  • 광주타임즈
  • 승인 2024.09.0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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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전남도의회 의원 나광국=최근 무안군의 한 횟집 수족관에서 우연히 톱날꽃게를 마주한 적이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고급 음식으로 유명한 알리망오(alimango), 즉 톱날꽃게를 무안의 수족관에서 발견한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토종 꽃게와는 다른 생김새와 크기에 의아해하며 뜰채로 잡아보니, 그 정체가 분명히 톱날꽃게였다. 횟집 사장님의 말에 따르면, 간혹 위판장에 잡혀 올라오는 이 녀석을 맛이 좋아 사들인다고 했다. 어찌 보면 단순한 발견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안군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처럼 느껴졌다.

톱날꽃게는 원래 동남아 맹그로브 지대에 서식하는 종이다. 1970년대 목재 수입 선박을 타고 부산항에 들어와 낙동강 유역에 정착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제주도에 이어 무안에서도 발견되면서,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이동해 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자연의 변화는 톱날꽃게와 같은 새로운 자원으로 무안군 지역 농어업 구조를 다변화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무안군의 주력 작물은 양파다. 지역 농업의 중심축이었기 때문에, 무안 농민들은 오랫동안 양파 농사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양파 가격의 급격한 변동과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의 변화는 무안군의 경제 구조에 큰 위기를 안겨주었다. 

2024년 양파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1월 31일 기준 전국 농수산물 도매시장 양파 거래 가격은 kg당 1,132원으로 전년 대비 23% 하락했다. 6월에는 산지 공판장 가격이 kg당 800원으로 전월 대비 250원 하락했다.

특히 올해는 전국적으로 양파 재배 면적이 증가하고 기상 호조로 생산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양파 가격의 하락세는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은 양파 농사에만 의존하는 무안군 지역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현재 전남도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아열대 작물 재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넓은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을 자랑하며 망고, 백향과, 오크라 등을 주요 작물로 삼아 아열대 농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생산부터 가공, 유통, 체험관광을 아우르는 농촌융복합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이는 지자체가 외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지역 경제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한 모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무안군도 이러한 모델을 벤치마킹해 변화를 꾀해야 한다. 양파 농사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원을 통해 지역 경제를 다변화하고 농어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부산에서는 톱날꽃게가 외래종임에도 불구하고 그 뛰어난 맛 덕분에 ‘부산 청게’라는 상표로 특산물화시켰다. 이러한 어종과 작물을 발굴하고 지역 특산물로 브랜드화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전통적으로 경작한 작물도 중요하지만, 환경 변화에 따라 등장한 아열대 작물이나 톱날꽃게처럼 새로운 자원을 활용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농·어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 연구에 매진해 새로운 작물 및 어종의 재배와 채취, 유통 체계를 구축하고 보급에도 힘써야 한다.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이라는 의미의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단어가 있다. 기후변화 시대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뉴노멀 시대이며, 무안군도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변화를 향한 투자가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한낱 미물인 톱날꽃게도 기온의 변화에 맞춰 해류를 따라 헤엄쳐 전남 무안 땅으로 찾아왔다. 무안군도 이러한 큰 변화의 흐름에 맞춰 농어업 구조를 다각화해야 한다. 지역의 미래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에 달려 있다. 빨라지는 기후변화를 우리 농어업의 기회로 바꾸는 지혜, 그 지혜를 정책으로 실현하는 변화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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