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4654건 제기, 12%만 인용
“소명서, 출석 답변 등 보이지 않는 교사들 피해 커”
[광주타임즈]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초·중·고에서 제기된 인권침해 진정이 4600여건에 달했으나, 이 중 인용된 사안은 10건 중 1건 꼴에 그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진정이 제기된 사안 10건 중 3건 꼴로 휴대폰 압수나 복장 제한 등 교사의 생활지도를 문제 삼는 사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인권침해가 인정된 사례가 적어 학교의 조사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운영위원회·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인권위로부터 제출 받은 지난 2019년에서 올해 7월말까지의 ‘초·중·고 인권침해 진정 사건 및 인용 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5년 7개월 동안 학교에서는 총 4654건의 인권침해 진정 신고가 접수됐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학교에서는 연간 1000여건에 육박하는 인권침해 진정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608건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523건으로 줄었고, 2021년 850건을 보이다 2022년 1160건으로 증가했다. 2023년에는 1011건이 접수됐고 올해 1~7월에는 502건의 진정이 제기됐다.
그런데 인권위 조사 결과 인권침해가 받아들여져 ‘인용’ 처리된 사안은 570건으로 전체 12.2%에 그쳤다.
연간 인용률은 2019년 11.3%, 2020년 13.8%, 2021년 18.4%, 2022년 16.1%로 나타나다 최근 2년 간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7.8%, 올해 1~7월에는 1.4%(7건)였다.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제기된 진정 중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이나 두발·용모·복장제한 및 과도한 소지품 검사 등 생활지도를 문제 삼은 ‘권리행사 제한 및 강요’가 1241건으로 전체 26.,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폭언·욕설 등 언어적 폭력이 932건(20.0%)으로 뒤이었다. 이어 ▲개인정보 유출, 정보공개 거부 등 정보인권 334건(7.2%) ▲피해자 보호조치 미흡 등 학교폭력 관련 284건(6.1%) ▲체벌 등 과도한 물리력 사용 239건(5.1%) ▲보호조치 미흡 등 33건(0.7%) 등이었다.
인용률이 가장 높은 진정 제기 유형은 권리행사 제한 및 강요(369건)가 29.7%였다.
이어 ▲과도한 물리력 사용(26건) 10.9% ▲학교폭력(20건) 7.0% ▲학교폭력(50건) 5.4% ▲정보인권(18건) 5.4% ▲보호조치 미흡 등(1건) 3.0%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교육부는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으로 교권침해 문제가 지적되자, 교사가 정당한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세부 지침 성격인 ‘교원의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를 마련했다.
또한 생활지도 고시와 학생인권조례가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며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 예시안’을 마련하고 시·도교육청에 개정을 권고했다.
하지만 학교에선 생활지도를 문제 삼아 인권위에 인권침해 진정을 제기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았다. 지난해 1011건 중 308건(30.5%), 올해 1~7월 502건 중 152건(30.3%)이 ‘권리행사 제한 및 강요’ 유형이었다.
물론 지난해와 올해 접수된 진정 사건은 아직 인권위 조사가 끝나지 않아 인용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인권침해가 아님에도 무리하게 진정을 내 학교의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일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의원은 “인권위가 인권침해 여부에 대해 적극적인 판단을 한다는 점에서 인용률 12%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라며 “매년 1000건 이상의 진정에 따른 교사와 학교의 소명서 제출, 출석 답변 등에 따른 보이지 않는 수업 결손 등 피해가 큰 만큼 학생들의 무분별한 진정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