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의도없는 일종의 해프닝"
[광주=광주타임즈]이현규 기자 = 광복절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의상이 논란이다.
합창단이 사회주의 혁명가의 얼굴이 새겨진 상의를 입고 기념식 무대에 올랐고, 이를 지켜본 광주보훈청 관계자들이 행사의 취지와 맞지 않는 복장이라며 문제 제기를 한 것.
광주시는 다른 뜻은 없었으며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15일 광주보훈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애국지사와 광복회원,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68주년 광복절 기념행사가 펼쳐졌다.
기념식은 식전 공연과 국민의례·기념사·유공자 표창·경축사·만세삼창 등의 순으로 진행, 순국 선열의 숭고한 나라사랑의 의미를 되새겼다.
행사 중간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기념공연을 펼쳤다. 합창단은 태극기 퍼포먼스와 함께 아리랑과 광주의 노래 등 2곡을 열창했다.
이 과정에 합창단은 흰색 저고리 형태의 상의를 벗었고 또다른 웃옷이 드러났다. 검은색 바탕의 이 옷에는 공산주의 혁명가로 일반에 널리 알려진 체게바라(Ernesto Guevara)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이를 지켜 본 전홍범 광주보훈청장은 자리에 함께 한 강운태 광주시장에게 "광복절 기념행사의 취지와는 적합하지 않는 선택인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던졌다.
전 청장은 기념식이 끝난 뒤에도 이 같은 의견을 강 시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보훈청장의 한 관계자는 "광복절 행사에 30∼40명에 이르는 어린이들이 왜 이 같은 복장을 착용했는지 연출자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김구 선생이나 안중근 의사의 얼굴이 새겨진 복장을 입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행사의 취지와 맞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연출에 있어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지난 6월 공연때 구입한 단체복이다. 당시 검은색 의상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부족으로 지난 공연때 입었던 의상을 이번 행사에 다시 착용한 것 뿐이다. 일종의 해프닝으로 받아들여 달라"며 "공연의 내용은 광복절 기념행사에 걸맞는 훌륭한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