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부산 아파트 30대 女 흉기피살 사건의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범인은 인터넷상의 논쟁 때문에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여성을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7일 온라인상에서 자신을 조롱하고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려 한다는 이유로 백모(30)씨를 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백씨는 지난 10일 밤 9시10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모 아파트 김모(30·여)씨의 집 앞 계단에서 외출하려고 집을 나서던 김씨를 흉기로 9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백씨와 김씨는 2010년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진보논객으로 활동을 했다. 특히 김씨는 논리적인 글과 뛰어난 외모 때문에 사이트 회원들 사이에서 \'여신\'으로 불렸다.
이들은 초기 진보적 성향으로 강한 결속력을 보였지만 김씨가 지난해부터 보수적인 성향으로 돌아서면서 두 사람의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백씨가 지난해 9월 김씨에 대한 성적 비하 표현을 했고, 김씨는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맞대응 했다. 결국 백씨는 길거리에서 사과 대자보를 써 붙이고 이것을 사진으로 찍어 사이트에 올려 용서를 구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김씨는 더욱 유명해졌고, 두 사람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전남 광주에 사는 백씨는 김씨를 살해하기로 계획하고, 인터넷 채팅을 통해 김씨의 개인정보를 파악한 뒤 부산으로 향했다.
백씨는 지난 5일 부산을 찾아 김씨 집 주변을 답사한 뒤 결국 살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피살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은 현장 주변의 CCTV와 주차차량 블랙박스 등 200여 대를 분석해 백씨의 인상착의를 확보, 탐문수사를 벌여 지난 16일 밤 9시45분께 부산 연제구 한 모텔에 숨어 지내던 백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한 뒤 백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