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먹여 남편 살해…내연남이 증거인멸 도왔다

경찰, 촘촘한 수사로 계획 살인 전모 밝혀…증거 토대 동기 규명
범행 전 수면유도제 한달치 처방…증거인멸 도운 내연남도 구속
2020. 01.13(월) 18:46

[광주타임즈]조상용 기자=경찰의 작은 의심에서 시작된 수사 끝에 남편을 살해한 아내의 계획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13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남편 B(55)씨를 살해하고 내연남에게 증거인멸을 사주한 혐의(살인·증거인멸 교사)로 A(61·여)씨를 구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범행에 이용된 도구 등을 유기한 A씨의 애인 C(62)씨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수사는 지난 5일 오전 1시께 광주 서구 금호동 빌라 3층 집에서 남편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유족 조사에서 “딸과 노래방에 다녀와서 보니 남편이 욕실에서 쓰러져 있었다. 넘어진 것 같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형사팀의 판단은 달랐다.

숨진 남편 B씨의 머리에 남겨진 외상이 둔기에 의해 맞은 것으로 보였고, 아내 A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한 점을 미심쩍게 여겼다.

사건은 곧바로 강력팀에 인계됐다. 경찰의 끈질긴 추궁 끝에 A씨는 “가정폭력을 못 이겨 남편을 둔기로 때려 살해했다”며 우발적 범행임을 자백했다.

그러나 경찰은 계획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체형 차이 등으로 미뤄 아내 A씨가 B씨가 저항이 불가능하도록 제압한 뒤 범행한 것으로 봤다. 숨진 B씨의 오른손에 남겨진 작은 방어흔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했다.

혈흔 하나 없이 말끔하게 치워진 범행 현장도 우발적 범행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으로 꼽혔다. 미리 만나기로 약속한 딸과 자택 인근 노래방에 다녀온 점은 알리바이(현장 부재 증명)를 꾸민 것으로 봤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범행시각을 이달 4일 오후 8시에서 오후 9시20분 사이로 추정했다.

자택에서 벌인 감식을 통해 범행 직후 거실 바닥에 남아있던 다량의 혈흔이 세제와 수건 등으로 닦아낸 흔적이 파악됐다.

CCTV를 통해 범행 직후 A씨와 내연남 C씨가 함께 김장용 봉투 3개를 들고 나온 장면을 확인한 경찰은 C씨를 긴급체포, 증거인멸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살해 직후 C씨에 전화를 걸어 “쓰레기를 좀 치워달라”고 불러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에 도착한 C씨는 혈흔이 묻은 거실 이불과 혈흔이 묻은 수건, 노끈 등 범행 도구가 담긴 봉투를 자신의 차량에 실어 지역 쓰레기장에 유기했다.

A씨는 새로운 이불을 거실에 깔아놓고, 딸을 만나 노래방에서 4시간가량 머물렀다.

A씨가 홀로 남편 B씨를 제압한 경위는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약물 성분검사 결과를 통해 의문이 풀렸다.

국과수는 1차 소견에서 ‘숨진 B씨의 몸에서 둔기에 의한 상처 외에도 목이 압박당한 흔적이 발견됐다. 사인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이어 수면유도제 성분 검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지난달 30일 인근 병원에서 한달치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아 구입한 점으로 미뤄, A씨가 음식에 수면제를 타 B씨에게 먹인 뒤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수면유도제는 본인이 복용한 것이라면서도 구체적 진술은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A씨의 범행동기 규명에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A씨가 당초 주장했던 ‘가정폭력 피해’는 관련 신고·상담 내역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지난달 중순께 자신의 불륜을 알게 된 B씨가 이혼을 요구한 데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동기 등을 수사해 구속 상태인 A·C씨의 신변을 14일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조상용 기자 gjt2525@hanmail.net
/조상용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강진 푸소 체험, 농가소득 향상 효과 ‘톡톡’
강진군 기업인‧소상공인과 현장에서 소통한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 박물관 대학 1기 수료식
나주시-농협나주시지부, 폭염대비 ‘그늘 막 쉼터’설치 확대
하남동에 ‘희망배달마차 나눔장터’ 열려

  • (62400) 광주광역시 광산구 어등대로 422,2층(선암동)  광주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 <광주타임즈>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및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 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